취향집_100년의 세월을 이어 주는 운명적인 일, 원오디너리맨션

취향집
늘 곁에 두고 싶은 나의 브랜드



글, 사진. 룬아
정리. 이가람



오롤리데이, 식스티세컨즈... 탐나는 브랜드는 누가 만들까?


내 옷장을 채운 의류, 내가 읽은 책, 내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컵, 내가 팔로우한 SNS인플루언서 등에서
취향이 드러나고 그것이 나의 정체성이 되는 시대. 이제는 얼마나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지를 따지기보다
어떤 브랜드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취향집』에서는 나의 취향을 보여줄 수 있다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시대에 지지를 얻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 12곳을 선정하여 브랜드 스토리, 철학, 소신을 들을 수 있는 인터뷰를 담았다.



Brand. 100년의 세월을 이어 주는 운명적인 일, 원오디너리맨션


빈티지 가구 브랜드 원오더리맨션은 국내에서 인기가 많은 북유럽 가구를 비롯해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의 작품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다채로운 제품군을 구축했을 뿐 아니라
수준 높은 수집과 복원 및 품질 관리를 자랑한다. 수시로 바뀌는 가구 연출을 위해 잦은 쇼룸 공사도
마다하지 않는 완벽함을 추구한다. 신중하고 꼼꼼한 고객 응대를 위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대표 이아영 + 디렉터 김성민








구애받지 않고 가구와 마음껏 대면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노출 콘크리트 벽이 자연스럽게
배경에 스며드는 지상의 쇼룸에는 붉으면서 노랗고, 밝으면서 진하기도 한 여러 가지 나무 색상의 가구들이
얼기설기 각을 맞추어 디스플레이 되어 있었다. 직접 쓰다듬어 보고, 앉아 보고, 이쪽에서 봤다가
저쪽에서도 관찰하고, 옆으로 스르릉 소리를 내며 열리는 문도 밀어 봐야 나보다 나이가
족히 두 배는 많을 것 같은 이 가구들을 조금 알게 될 것 같았다.



영문과 출신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빈티지 제품 유통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이아영) 번역 대학원을 준비하던 중, 첫째 오빠가 공부보다 사업을 해 보는 게 어떠냐고 조언했는데 솔깃했어요.
빈티지야 워낙 좋아하고, 제가 운영하던 블로그나 살던 집을 살펴봐도 공간에 대한 관심이 다분했거든요.
20대 초반부터 남편과 캐나다에서 유학 생활을 했는데 그때부터 이미 빈티지 가구 쇼핑이 시작된 거죠.



주변 또래들이 혼수품으로 빈티지 가구를 하나씩 사는 모습을 발견했다. ‘나는 왜 혼수로 빈티지 가구를 채우지 못했지’라고
생각해 보면 가구에 대한 지식이 너무 낮았거나 가구 시장 자체가 너무 작아서였던 것 같다.
원오디너리맨션이 오픈한 지 3년이 넘었다. 취급하는 가구에 비하면 한없이 짧은 시간이지만 그사이 많은 것이 변했다.



이아영) 이전의 빈티지 시장은 다소 폐쇄적이었죠. 원오디너리맨션에는 일반 가정집에서 쉽게 연출할 수 있는
아이템이 많아 비기너 손님들이 많이 찾습니다. 국내 빈티지 시장에서 저희가 2.5~3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인스타그램 같은 플랫폼을 통해 이 산업을 수면 위로 드러내기 시작한 게 저희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해서 SNS를 통해 상담하진 않아요. 예약하고 직접 방문해서 보고 선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어느 평범한 집’이라는 뜻의, 편한 마음으로 찾아 주셨으면 하는 브랜드 이름의 취지와는 조금 멀어진 것 같기도 하지만요.


이제는 운영자의 취향이 브랜딩 자체라고 봐도 무방한 것 같아요. 취향을 공유하고
그걸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이에요. 그 외에 또 소비자들의 달라진 점은 뭐가 있을까요?
이아영) 2년 전이었나, 덴마크 브랜드인 프리츠 한센의 시리즈 세븐 체어 판매량 세계 1위가 한국이더라고요.
그렇다고 한국 사람이 모두 세븐 체어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닌데 손님들은 의자를 사용해 보기도 전에
질린다는 반응을 보였어요. 예전에는 가구 디자이너나 빈티지 가구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방법을 잘 몰랐다면,
지금은 조금 더 특별한 자기만의 집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생겼어요. 컬렉터의 마인드를 갖기 시작한 거죠.
자기 노출을 점차 많이 하게 된 시대적 모습과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고맙다고 해야 할지, 인스타그램이 이 사업을 가능하게 해 준 거예요.









가구는 결국 가구죠. 요즘에는 선택지가 많아졌어요. 맞춤형도 있고, 개인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가구도 있고요.
디자이너 가구도 계속 나오죠. 그중에 빈티지 가구를 추천하는 이유가 있다면 뭘까요?

이아영) 옛날에 공들여서 만들던 방식을 요즘에는 적용할 수 없어요. 현대에 만들어진 사이드보드에서는
음각으로 깎은 손잡이를 볼 수 없죠. 일일이 손으로 깎아야 하니까요. 당시에만 구할 수 있었던
좋은 자재로 만든 것도 있고요. 무엇보다 오래된 가구가 주는 온기가 분명히 있어요.



대화를 나누는 내내 이아영과 김성민의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낮고 조용한 목소리, 조심스럽고 꼼꼼하게,
하지만 강단 있고 확실하게 한마디 한마디를 내놓았다. 같은 얘기를 자주 해서가 아니라, 반복된 다짐이
깊이 뿌리내려 당연한 소신이 된 모양새였다. 희소성이 높은 가구를 발견하는 것보다,
세련된 감각을 구비하는 것보다 소비자와의 신뢰를 쌓는 것이 이 사업의 생명이구나.




- 위 글은 『취향집』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글 전문과 인터뷰는 책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룬아
사람 만나는 일을 즐기고 글과 사진을 좋아해서 인터뷰를 업으로 삼았다.
문화와 예술을 이끌어 가는 이들을 인터뷰하고 기록한 웹진 〈더콤마에이〉를 운영하고 있다.
개인의 취향을 세심히 담은 매거진을 기획 중이다. 쓴 책으로 『사적인 시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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